이제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해졌네요. 한달 남짓 기다리면 시즌이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되는군요... 하지만 시즌이 막 시작되면 이러한 흥분은 온대간대 없고, ‘와, 왜 이렇게 안되냐?’라는 생각에 맘만 상하는 경우를 매 시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라이딩 할 때에 초보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운 점인 몸이 뒤로 빠지는 현상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앞은 진행방향, 즉 보드의 노즈 방향이고 뒤는 보드의 테일 방향입니다.) 가끔 꽤 능숙하게 타는 중상급자도 의식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뒤로 빠지는 것을 느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몸이 뒤로 빠지는 현상이 가져오는 문제는 익히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몸이 뒤로 빠지는 현상을 고치기 위해서 보통 많이들 “체중을 앞으로 실어라.” 또는 “몸을 앞으로 꼴아 박아라.”라는 표현을 쓰면서, 각자 자신의 진행방향 다리를 더 굽히면서 체중을 싣는 연습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중급자 이상의 분들은 슬로프를 내려오면서 체중을 앞으로 싣는 것이 큰 무리 없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초급자의 경우 스피드에 대한 두려움과 만약 앞으로 체중을 준 상태에서 넘어진다면 슬로프에 얼굴부터 심하게 처박힐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쉽사리 몸을 앞으로 두지 못하고 엉덩이가 뒤로 빠진다든지, 상체가 하늘을 보고 들려있다든지, 뒤쪽 다리를 심하게 굽혀서 노즈가 들릴 정도로 내려가다 방향전환을 못하고 안전펜스와 충돌하거나 보드가 휙 돌아가면서 넘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또한 Balanced Body Position(B.B.P.)이라는 용어를 강습 시에 들으면서, B.B.P.는 체중을 양다리에 50:50으로 똑같이 주고 몸의 무게중심(배꼽부분)이 보드의 한 가운데 오게 하는 자세라고 했는데... 왜 슬로프를 내려가면서 이 B.B.P.를 무시하고 체중을 앞으로 실어라 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결론은 사실 몸을 앞으로 꼴아 박는다고 표현한 행동은 정말로 몸의 중심이 보드의 앞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사면에 대해서 상체를 직각으로 세워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앞으로 굴러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는, 우리 몸의 균형 체계가 중력방향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이 그림에서는 양쪽 다리에 슬로프 면과 직각인 힘만 작용한다고 가정하고 그림을 그린 것입니다. 눈 위이기 때문에 슬로프 경사 방향으로는 힘이 거의 작용하지 않지요...)

그림 1 잘못된 라이딩 자세
먼저 그림 1.은 평지에서는 B.B.P.자세와 같이 양다리에 체중이 똑같이 실리고 무게 중심이 정확히 보드 가운데에 있지만, 이는 평지에서만 적용되는 자세입니다. 실제로 슬로프에서 그 자세를 취한다면 자연스럽게 몸이 뒤로 빠지면서 무게중심이 보드의 뒤쪽으로 쏠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파란 X자가 무게중심이 있는 자리, 파란 점이 보드의 한 가운데 지점)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체중을 뒤쪽 다리에서 더 많이 받게 되고 따라서 뒤쪽 다리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빨간 화살표의 길이가 힘의 크기를 나타냅니다.)

잘못된 라이딩 자세

그림 2 올바른 라이딩 자세
그림 2.는 중력 방향에 대해서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실제 슬로프에서는 정확한 B.B.P.자세가 취해지게 됩니다. 무게중심(파란 X자)이 보드의 한 가운데(파란 점)에 정확히 위치하면서 양다리에 같은 크기의 힘이 실리게 됩니다. 몸이 아무리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더라도 무게중심(배꼽부분)이 앞쪽 바인딩 밖으로만 나가지 않는다면 절대로 테일이 들리거나, 앞으로 고꾸라지는 일은 없습니다.
그림 . 올바른 라이딩 자세 사실 엣지를 쓰지 않고 직활강을 할 때에는 몸이 약간 뒤로 빠져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엣지를 쓰면서 턴 또는 카빙 턴을 하게 될 때에는 몸이 뒤로 빠진 자세에서는 보드의 엣지를 앞쪽 다리부터 완벽하게 다 사용하지 못하고 그 보다 더 뒤쪽 부분부터 사용하므로 훨씬 짧은 유효 엣지를 이용하여 턴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외에도 여러 문제들이 많이 있겠죠?(안전상의 문제, 뽀다구.... 등등)

올바른 라이딩 자세
몸의 중심을 앞으로 준다는 생각보다 상체를 슬로프 경사면과 직각이 되도록 세운다는 생각으로 라이딩을 한다면 몸을 앞으로 내밀어야된다는 부담감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근데 사실 그 말이 그 말이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라이딩을 할 때에 신체구조상 앞쪽 허벅지에 더 많은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체중 자체를 앞쪽 허벅지가 받쳐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양발에 느껴지는 압력은 거의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여러분 모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시면서 멋지게 라이딩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올바른 이미지 트레이닝을 위하여 잘못된 라이딩 자세의 사진은 하나만 첨부하였습니다. 자, 이제부터 맘 편히 몸을 앞쪽으로 꼴아 박고 멋지게 라이딩 하세요!!
- 사진 제공에 협조해주신 김수연, 계남옥양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김준범스노보드연구소